칸타타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철수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무대 위에서 노래하던 단원들도 어느새 스태프와 함께 철수를 돕는다. 토론토를 뒤로하고 북미 칸타타 투어는 다섯 번째 도시 디트로이트로 향했다.
자동차산업이 무너지면서 지역경제가 붕괴되어 사람들이 떠나버린 도시, 디트로이트. 이곳에 칸타타가 찾아간 지 올해로 8년째다. 칸타타가 열리는 메소닉 템플(Masonic temple)은 세계 최대의 프리메이슨 사원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강당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의 두 배인 18만 장의 손편지를 돌리게 되면서 디트로이트 중심부에서 8마일 떨어진 백인 마을은 물론, 동쪽의 빈민 마을까지 손편지를 돌리게 되었다. 빈민 마을은 흑인들도 가기를 꺼리는 아주 위험한 곳이었다. 노대일 홍보팀장은 동쪽 지역으로 칸타타를 홍보하러 가다가 위험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동네의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집집마다 마리화나를 하고 있었고, 사람들 손에는 술병이 들려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뛰어놀고 있었다. 해는 이미 졌는데, 손에 술병을 든 덩치 큰 흑인들 여럿이 그를 둘러쌌다. 눈빛을 보니 이미 마약에 취해 있었다. 그는 두려웠지만 손편지를 나눠주면서 칸타타를 준비한 마음과 함께 공연을 소개했는데 어느새 흑인들의 태도가 바뀌어 있었다.
4,400석의 홀이 가득 채워질 것을 기대하며 뿌려진 손편지는 많은 백인들을 공연장 객석으로 불러 모았다. 지금까지 디트로이트 칸타타의 관객들은 흑인이 많았는데 이번 칸타타는 인종과 빈부의 벽을 넘었다.
차츰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디트로이트는 다시 옛날의 번영을 꿈꾸고 있다. 칸타타가 전하는 소망의 꿈으로 내일의 디트로이트는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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